[어린이병원 외래센터 서혜은 교수]밤마다 깨어 우는 우리 아이... 혹시, 수면 장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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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례 1. 7세 남아 씩씩이는 얼마전 ADHD로 진단을 받았다.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씩씩이는 어려서부터 감기도 자주 앓았다. 어릴 때부터 편도가 크다고 들었고, 대개 편도선염으로 시작해서 편도절제술을 해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감기는 줄었고 감기를 자주한다는 이유로 편도를 잘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제 곧 학교도 가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코를 조금 심하게 고는 편이기는 하지만, 제법 잠을 충분히 자는 데도 좀처럼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충동적인 행동은 ADHD 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들었지만, 또래 친구들보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짜증도 많고 신경질적이다. 증례 2. 6세 남아 튼튼이는 거의 매일 밤마다 다리가 아프다. 낮에 심하게 뛰어 놀았던 날은 조금 더 심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날에도 다리가 아파서 한 시간 정도는 다리를 주물러줘야 겨우 잠이 든다. 잠이 들고 난 뒤에도 다리를 차거나 움찔거리는 것이 있다. 정형외과에서 진찰도 받아보고, 사진을 찍어봐도 이상이 없어 성장통이라고 들었다. 증례 3. 15개월 여아 송송이는 태어나서 이제껏 한번도 밤에 잠을 깨지 않고 잤던 적이 없다. 매일 밤마다 2시간 간격으로 깨서 울고 보챈다. 젖병을 물려주면 50cc 정도를 먹다가 겨우 잠이 들 수 있다. 울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해 봤던 적도 있었지만, 1-2시간을 내리 울다가 토해서 잠을 재울 수가 없었다. 밤중수유를 끊어야 한다고 들었지만, 낮에도 먹는 양이 적어서 밤에 조금이라도 먹이고 싶고, 게다가 젖병을 물려주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을 재울 수가 없다. 밤새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깨면서 아이를 재워야해서 너무 피곤하고 힘든 것도 문제다. 키와 몸무게도 또래에 비해 작은 편인데, 잠을 잘 못자서 그런것일까? 다른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면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잔다는데, 송송이는 여러 번 자다가 깨는 데,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위에서 보인 3명의 아이들의 최종진단은 수면장애이다. 수면장애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어른들에게는 당연하게 생각될 수 있는 수면장애가 소아에서도 생길 수 있는데, 소아수면장애는 종류도 여러 가지이고 유병률도 25~40%로 어른보다 높다. 물론 간단히 좋은 수면위생을 지켜서 호전될 수 도 있지만, 수면다원검사나 약물 치료 또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강하지 못한 수면은 여러가지 뇌 기능(인지, 행동, 감정 조절,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뇌가 발달하는 가운데 있는 소아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영아들은 두뇌 성장과 뇌세포 발달의 많은 부분이 잠을 자는 동안 이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기억력, 집중력, 계산 능력이 떨어져 학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산만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성장호르몬의 분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아아들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들은 자신의 수면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코골이는 소아의 7-10% 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고 단순한 코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코골이와 더불어 숨을 멈췄다가 몰아쉬는 증상이나 숨을 헐떡이는 것은 심한 수면무호흡증 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어도 보호자들이 잠이 든 뒤에 나타나게 되면 간과되는 경우도 많다. 앞의 증례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수면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씩씩이의 예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학령전기의 소아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알레르기 비염 또는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질환의 정도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 정확히 알 수 있고, 어른들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아서 80-90%는 수술로 완전히 좋아질 수 있다. 튼튼이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증례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기도 하지만, 성인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가지의 특징적인 자각 증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소아는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아프다’는 호소를 하게 된다. 소아의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에 수면다원검사와 하지불안증후군의 가족력은 중요한 요인이 된다.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송송이는 불면증의 예를 보여준다. 소아의 불면증은 행동성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기질적인 원인 보다는 수면 습관, 수면 환경, 수면 위생 등의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도 행동치료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수면장애가 있지만,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고생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수면에 대한 간단한 설문지와 좋은 수면 위생을 지키는 습관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혹시 수면 장애가 의심된다면, 소아 수면에 대한 진료를 받아봐야겠다. ADHD 와 저신장의 원인이 수면에 있을 수 있으므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외래센터 서혜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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